사업성이 나쁘다며 뒤처질 거라 했던 산본이, 분당보다 먼저 시공사 선정에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현장 분위기를 살펴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산본9-2구역 재건축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13곳 가운데 맨 앞에 서 있는 지금,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풀어보겠습니다.
선도지구 현황 — 산본이 분당을 앞서게 된 진짜 이유
1기 신도시 재건축이 본격화된 건 정부가 2024년 11월 선도지구 13곳을 지정하면서부터입니다. 선도지구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이끌 시범 단지로 먼저 사업 절차를 밟아 나가는 구역을 말합니다. 총 3만6000여 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약 4만6000가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그 중에서도 산본9-2구역은 지난달 29일 시공사 입찰을 위한 현장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한양백두·백두동성·백두극동 등 3개 단지를 통합해 기존 1862가구를 3376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입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금호건설, 제일건설 등 5개 대형 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것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경험상 중소 신도시에 이 정도 건설사가 동시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당초 산본은 뒤처질 거라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아파트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중소형 평형 비중이 높아 추가 분담금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추가 분담금이란 재건축 후 새 아파트를 받기 위해 기존 주민이 추가로 내야 하는 비용으로, 이 금액이 커질수록 주민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풀어낸 게 바로 LH, 즉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시행자로 끌어들인 것이었습니다. 사업시행자란 재건축 사업 전체를 기획하고 인허가를 받으며 사업비를 조달·관리하는 주체를 말합니다. 산본9-2구역과 산본11구역은 올해 3월 LH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했고, 이후 인허가 사전 검토와 자금 조달 면에서 민간 조합 단독 추진과는 차원이 다른 안정성을 갖추게 됐습니다. 군포시가 공공기여 비율을 법정 최저 수준인 11~12%까지 낮춰준 것도 주민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줬습니다. 그 결과 현재 주민 동의율이 86%대에 달합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역별 사업 진행 현황
제가 각 지역 사정을 살펴봤을 때 현재 속도 차이는 상당히 벌어져 있습니다.
- 산본(9-2구역, 11구역): LH 사업시행자 지정 완료 → 선도지구 최초 시공사 입찰 현장설명회 진행
- 분당(샛별·양지·시범·목련): 전 구역 사업시행자 지정 완료 →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예정
- 평촌(A-17, A-18, A-19): 특별정비구역 지정 및 사업시행자 지정 완료 → 시공사 선정 미진입
- 일산(3개 구역): 2년이 넘도록 구역 입안 제안·사전자문 단계에 머무름
- 중동(2개 구역): 아직 정비구역 지정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
일산이 고전하는 이유는 재건축 기준 용적률이 300% 수준으로 5개 신도시 중 가장 낮기 때문입니다. 용적률이란 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의 비율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여지가 줄어듭니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으면 사업 수익성이 낮아지고, 결국 기존 주민의 추가 분담금이 올라갑니다. 일산은 거기에 기존 집값 약세까지 겹쳐 사업 추진이 사실상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전략 — 재건축 기다리는 동안도 살기 좋은 곳이어야 한다
재건축을 바라보며 산본 매수를 고려하는 분들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직접 상담해보니 문의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산본이 올라요?"였다면, 요즘은 "산본 선도지구 어느 구역이 더 빠른가요?"로 바뀌었습니다. 사업 속도에 대한 체감이 달라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산본을 추천할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재건축은 10년 가까이 걸리는 장기 플랜입니다." 아무리 산본9-2구역이 빠르다 해도,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하고 패스트트랙 인허가를 거쳐 이주·철거까지 마치려면 최소 2년은 더 필요합니다. 정부가 당초 목표로 내세운 '2027년 첫 착공, 2030년 첫 입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출처: 한국토지주택공사).
그렇기 때문에 제가 산본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살 만한 곳인가'입니다. 이 질문에 산본은 꽤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우선 교통입니다. 4호선 산본역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병원, 학원가가 모여 있어 차 없이도 일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거기에 한 정거장 거리의 금정역에는 1호선에 더해 GTX-C 노선이 예정되어 있어, 서울 도심으로의 출퇴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GTX-C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C노선으로, 수원~양주 구간을 잇는 노선입니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금정역에서 강남까지 환승 없이 2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르신들에게도 산본은 제 경험상 꽤 강점이 있는 동네입니다. 수리산 자락이 바로 붙어 있고, 도심 내 공원 밀도가 높습니다. 계획도시 특성상 대부분 평지로 설계되어 있어 체력이 많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저는 주로 아이들 교육을 어느 정도 마친 중장년층에게 산본을 권하는 편입니다. 소형 평형은 소액으로 진입해 장기 거주하면서 재건축을 기다리기에 부담이 적고, 대형 평형은 재건축 후 새 아파트를 받을 때 자산 가치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 분담금 증가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고가주택 세 부담 강화까지 겹쳐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와 공공기여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사업 속도가 빠른 산본조차 공사비 변수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특별정비구역 지정 이후 각 구역이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공사비 협상이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정비구역이란 1기 신도시 정비 특별법에 따라 지정되는 구역으로, 일반 재건축 절차보다 인허가 단계를 단축할 수 있는 특례를 받는 구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산본 재건축 선도지구는 어디어디인가요?
A. 산본에서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곳은 산본9-2구역과 산본11구역 두 곳입니다. 두 구역 모두 LH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했고, 현재 산본9-2구역이 시공사 입찰 절차에 먼저 들어간 상태입니다. 제가 현장 분위기를 살펴본 결과, 두 구역 모두 주민 동의율이 높아 사업 추진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Q. 산본 재건축 완공이 언제쯤 될까요?
A. 정부는 당초 2027년 첫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가장 빠른 산본9-2구역도 시공사 선정 후 패스트트랙 인허가와 이주·철거까지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착공 기준으로 2028년 이후를 현실적인 시점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산본 재건축 추가 분담금은 얼마나 될까요?
A. 아직 시공사도 선정되지 않은 단계라 정확한 추가 분담금을 산출하기는 이릅니다. 다만 군포시가 공공기여 비율을 법정 최저 수준인 11~12%까지 낮춰준 덕분에 다른 지역 대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습니다. 이후 공사비 협상 결과와 일반분양 분양가 수준에 따라 최종 금액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왜 일산은 재건축이 이렇게 느린가요?
A. 일산은 재건축 기준 용적률이 300% 수준으로 1기 신도시 5곳 중 가장 낮습니다. 용적률이 낮으면 새로 지을 수 있는 가구 수가 적어지고 일반분양 물량도 줄기 때문에 사업 수익성이 낮아집니다. 여기에 기존 집값 약세와 공사비 상승이 겹쳐 주민 동의를 끌어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가 보기엔 정부 차원의 추가 인센티브 없이는 단기간 내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Q. 산본 재건축, 지금 사도 괜찮은 타이밍인가요?
A. 저는 특정 타이밍을 단정 짓기보다는 본인의 자금 사정과 거주 계획에 맞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형 평형은 소액으로 실거주하며 기다릴 수 있고, 대형 평형은 재건축 후 자산 상승 폭이 클 수 있습니다. 다만 재건축은 10년 가까운 장기 플랜임을 전제로, 그 기간 동안 실제로 살 수 있는 환경인지를 먼저 따져보시길 제가 경험상 권합니다.
결론
산본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중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에 돌입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빠른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LH라는 공공 사업시행자를 초기에 확보하고, 지자체가 공공기여 비율을 낮춰 주민 부담을 덜어준 구조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제가 경험상 재건축 사업은 속도보다 구조가 탄탄한 곳이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공사비 상승과 추가 분담금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정리하면, 산본 재건축은 '결과물'을 빨리 보려는 투자자보다는 살면서 기다릴 수 있는 중장년 실거주자에게 더 잘 맞는 선택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선도지구 두 곳의 진행 상황을 꼼꼼히 비교하고, 본인의 평형 수요와 자금 계획에 맞춰 접근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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