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실거주 유예가 5월에 이어 또 한 번 바뀌었습니다. 이번엔 신청 기한을 2027년 말까지 1년 연장하고, 갱신계약 기간까지 유예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불과 4개월 만에 또 손질이라니, 제가 직접 관련 물건을 알아보던 입장에서 어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왜 또 바꿨나 — 정책 배경과 맥락
제가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또?"
정부가 토허구역 실거주 유예를 손질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5월에 이미 한 차례 대폭 확대한 바 있고, 그로부터 4개월도 안 돼 다시 제도를 바꾼 것입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 배경은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상황에서 세 낀 집의 거래가 막혀버리는 구조적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이란,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지정된 구역으로 해당 지역 내 주택을 매수하면 실제로 거주해야 하는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구역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사면 직접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 구역입니다.
문제는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팔려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잔금 치르고 바로 들어가야 하는데, 세입자가 버티고 있으면 실거주 요건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결국 매물은 쌓이고, 거래는 막히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핵심 분석 — 이번 개정의 실체와 맹점
제가 직접 따져봤더니, 이번 개정의 실질적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이 2026년 말에서 2027년 말로 1년 연장됩니다.
둘째, 기존 임대차계약뿐 아니라 갱신계약 기간도 유예 기간으로 인정됩니다. 여기서 임대차 갱신계약이란, 세입자가 2년 계약 만료 시점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추가 2년을 연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세입자가 2027년 12월 31일까지 거주 중이라면, 그 세입자가 갱신권을 써서 2년을 더 살 수 있고, 그 2년의 갱신 기간까지 실거주 유예로 인정해 준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사실상 갭투자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무주택자가 세 낀 집을 매수하면 최대 3년 3개월 동안 실거주를 미룰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국토교통부는 실거주 원칙은 유지한다고 했지만, 3년 넘게 실거주를 안 해도 된다면 원칙이 사실상 형해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이 제도가 무조건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제가 직접 조건을 확인해 봤는데 맹점이 꽤 있었습니다. 무주택 요건은 2025년 5월 12일부터 계속 유지해야 하고, 입주 후 2년 의무 거주도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가 또 있습니다.
세입자를 내보내고 입주할 때 활용 가능한 세입자퇴거대출이 1억 원으로 제한됩니다. 여기서 세입자퇴거대출이란, 기존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말합니다. 전세 보증금이 수억 원인 서울 아파트에서 대출이 1억 원밖에 안 나온다면, 나머지는 온전히 본인 현금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이건 제 주변에서도 실제로 발목을 잡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실전 전망 —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제 판단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번 정책이 단기 매물 증가 효과는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의무임대기간이 남은 등록임대사업자, 비거주 1 주택자, 다주택자 모두 세 낀 집을 내놓을 유인이 생겼으니까요.
서울 아파트 가격이 84주 연속 상승해 문재인 정부 당시의 역대 최장 상승 기록(85주)에 한 주 차이까지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3구는 세제개편안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중랑구·도봉구·서대문구·성북구 같은 외곽 지역은 실수요가 몰리며 강세입니다. 경기 남부의 경우 삼성전자 사내대출 유동성이 유입되며 광교·영통·매교 역세권 신축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다만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가 매도에 나서면 전월세 매물도 동반 감소합니다. 지금도 전셋값이 오름세인데, 매물 출회가 집중되면 전세 공급이 더 줄어들어 전월세 가격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습니다. 매매 가격이 조금 안정되더라도 세입자 입장에서는 체감이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답답하게 느끼는 건 정책 일관성 문제입니다. 4개월 만에 제도를 다시 고쳤다는 것은, 처음부터 충분히 설계가 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보입니다. 지난번 발표만 믿고 세 낀 집을 매수한 무주택자는 이번 갱신계약 인정 혜택을 받지 못하고, 세입자 거주 기간이 끝나는 즉시 입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같은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했는데 결과가 다르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아예 토허제를 폐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제도 자체의 실효성과 신뢰성이 이렇게 반복적인 수정으로 바닥을 치고 있다면, 차라리 명확한 대안을 내놓는 편이 시장에도 투자자에게도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허구역 세 낀 집 사면 실거주 언제까지 미룰 수 있나요?
A. 이번 개정 기준으로 최대 약 3년 3개월까지 실거주를 유예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가 2027년 12월 31일까지 거주 중이라면, 그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고, 그 갱신 기간 전체가 유예 기간으로 인정됩니다. 다만 무주택 요건을 2025년 5월 12일 이후 계속 유지해야 하고, 입주 후 2년 의무 거주 조건도 지켜야 합니다.
Q. 세입자 내보낼 때 대출이 1억 원밖에 안 되는 게 맞나요?
A. 맞습니다. 세입자 퇴거를 전제로 주택을 매수하면 세입자퇴거대출이 1억 원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보증금이 보통 수억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는 본인 자금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이 실거주 유예 혜택을 받더라도 실제 거래를 망설이게 만드는 현실적인 장벽입니다.
Q. 등록임대사업자가 의무임대기간 중 집을 팔면 취득세 돌려줘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의무임대기간 중 주택을 매각하면 취득 시 감면받은 취득세가 추징됩니다.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지위와 의무를 포괄 승계하더라도 감면액이 추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산액까지 붙으면 당초 감면받은 세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실제로 매도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Q. 이번 개정이 전세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양면이 있습니다. 세 낀 집 거래가 늘어나면 매매 매물은 증가하지만, 임대사업자·다주택자가 매도에 나서면서 전월세 매물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지금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대 매물까지 감소하면 전세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
제가 이번 개정을 보면서 든 솔직한 감상은, 정부가 체면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갭투자를 허용하는 묘한 절충안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실거주 원칙은 지킨다고 하지만, 3년 넘게 실거주를 유예할 수 있다면 그 원칙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의문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세 낀 집 거래가 다소 풀리고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입자퇴거대출 한도 문제, 전세 매물 감소 우려, 그리고 반복되는 정책 수정에 따른 신뢰도 하락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입니다. 지금 세 낀 집 매수를 고려 중이라면, 유예 기간 조건과 대출 한도를 반드시 직접 확인하고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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